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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미만 코인 송금도 트래블룰」이라는 기사 제목을 며칠 전에 봤습니다. 처음 든 생각은 이랬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100만원 아래는 그냥 보낼 수 있었다는 말인가. 거래소 출금 화면은 소액을 보낼 때도 이것저것 입력하라고 하는 것으로 아는데, 기사 제목과는 잘 맞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거래소 안내 페이지와 기사 본문을 나란히 놓고 읽어 봤습니다. 두 가지가 섞여 있더군요. 하나는 법이 정한 최소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거래소가 알아서 걸러 온 부분입니다. 이 둘을 갈라 놓으니 이번 개정이 무엇을 바꾸는지가 그제야 보였습니다. 오늘은 2026년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코인 이체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출금 화면에서 막혔을 때 무엇부터 확인하면 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예시 화면

 

1. 100만원 아래로 쪼개 보내면 안 걸린다는 말, 정말이었을까요?

트래블룰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은행 송금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계좌이체를 하면 받는 쪽 은행에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냈다는 정보가 같이 넘어갑니다. 코인도 똑같이 하라는 것이 트래블룰입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했고, 한국은 2022년 3월부터 시행해 왔습니다.

걸리는 지점은 금액 기준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원화 환산 100만원 이상일 때만 이 의무가 붙었습니다. 그러니 계산이 빠른 쪽에서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99만원씩 열 번 보내면 되는 것 아닌가. 이것을 쪼개기 송금이라고 부릅니다. 금융정보분석원이 이번에 금액 기준을 아예 없앤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트래블룰: 코인을 보낼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정보를 함께 전달하는 의무
  • 기존 기준: 원화 환산 100만원 이상 거래에만 적용
  • 바뀐 기준: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이전 거래에 적용
  • 쪼개기 송금: 기준선 아래로 나눠 보내 규제를 피하는 방식

그런데 거래소는 이미 쪼개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업비트 고객센터의 트래블룰 안내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100만원 미만의 입출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이상입출금으로 간주되어 반려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법에는 100만원 기준이 있었지만, 거래소는 그 아래에서 반복되는 흐름을 이미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소액도 감시받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조금 어긋납니다. 거래소가 자율로 하던 일이 법으로 못 박히는 쪽에 가깝고, 개인이 실제로 느끼는 변화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2. 이번에 바뀐 것은 어디까지입니까?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은 2026년 8월 11일,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코인을 보내고 받는 일과 관련해 달라지는 대목은 크게 셋입니다.

  • 트래블룰 전면 확대: 100만원 기준이 사라지고 모든 이전 거래에 정보제공 의무가 붙습니다
  • 받는 쪽 의무 신설: 정보가 빠져 있으면 정보 제공을 요청하거나 거래를 거절해야 합니다
  • 해외 사업자와 개인지갑 거래 차등화: 위험도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달라집니다

시행 시점은 항목마다 다릅니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와 퇴직자 제재조치 통보 부분은 8월 20일부터이고, 나머지는 개정안이 공포된 뒤 6개월이 지난 날부터입니다.

시행일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이유

공포 후 6개월이라는 표현이 좀 얄궂습니다. 공포일이 언제냐에 따라 시행일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사마다 내년 시행이라고 쓴 곳도 있고 날짜를 비워 둔 곳도 있습니다. 2026년 8월 18일 기준으로 확인한 데까지만 적어 두겠습니다.

  • 8월 20일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와 퇴직자 제재조치 통보. 신고 요건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들어가고, 재무건전성과 사회적 신용, 조직과 인력 요건이 새로 생깁니다
  • 이미 신고를 마친 사업자도 다시 심사받습니다: 언론 보도로는 28곳이 강화된 요건에 맞춰 11월 19일까지 처음부터 다시 신고해야 합니다
  • 트래블룰 100만원 기준 폐지: 공포 후 6개월. 언론은 2027년 2월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공포일 자체는 저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8월 11일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날이고, 공포는 그 뒤에 이뤄집니다. 어떤 기사는 8월 11일을 공포일처럼 적어 두기도 했는데, 정확한 날짜는 관보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트래블룰 시행일을 정확히 알고 계셔야 하는 분이라면 관보나 이용 중인 거래소 공지가 올라올 때 한 번 더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래소 처지에서 보면 8월 20일 쪽이 더 급한 일입니다. 문을 여는 조건이 그날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화면에서 달라진 것을 느끼는 시점은 트래블룰이 확대되는 내년 초일 가능성이 큽니다.

3. 개인지갑과 해외 거래소로 가는 길은 왜 더 좁아집니까?

개인 이용자가 가장 크게 체감할 대목은 여기라고 봅니다. 신고된 국내 거래소가 해외 사업자나 개인지갑과 코인을 주고받을 때, 위험도에 따라 허용 범위를 나눕니다.

  • 저위험으로 평가된 해외 거래소: 이전 거래를 허용합니다
  • 그 밖의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은 경우에만 허용합니다
  • 고위험으로 분류된 곳: 거래 자체를 금지합니다

여기에 더해 1000만원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자체 의심거래 관리체계를 만들어 운영해야 합니다. 거래소가 알아서 살펴보라는 뜻이니, 어디까지 걸러질지는 거래소마다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짚고 넘어갈 점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을 때만 허용한다는 조건은 문장으로 보면 한 줄이지만, 생활에서는 꽤 높은 벽입니다. 자녀 지갑으로 보내는 일, 지인에게 빌린 것을 코인으로 갚는 일 같은 것이 제도 바깥으로 밀려납니다.

자금세탁을 막자는 취지야 이해가 됩니다. 다만 그 그물에 평범한 거래가 함께 걸리는 구조라는 점은 짚어 둘 만합니다.

4. 명분은 자금세탁 방지라지만, 현실은 개인만 불편해집니다

솔직히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개정안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불법 자금 흐름을 막겠다는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100만 원이라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마저 없애버리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소액으로 소소하게 코인을 옮기는 일반 개인들입니다.

몇만 원, 몇십만 원 정도의 소액 이체까지 일일이 성명과 지갑 주소를 대조하고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가상자산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인 '빠르고 간편한 전송'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됩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가진 치명적인 한계점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해외 거래소와의 격리 (갈라파고스화) : 국내 거래소끼리는 트래블룰 시스템이 연동되어 있어도, 해외 거래소가 한국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기준을 일일이 맞춰줄 리가 없습니다. 결국 바이낸스나 바이비트 같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출금이 막히거나 절차가 극도로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개인지갑(메타마스크 등) 규제의 실효성 의문 : 개인 탈중앙화 지갑은 본질적으로 무기명 생성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법으로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해외 VPN이나 다른 체인을 돌아 송금하는 편법은 계속 나올 텐데, 결과적으로 규제를 고분고분 따르는 일반 투자자의 발만 묶는 꼴이 됩니다.
  • 거래소 오발송 및 승인 지연 문제 : 지금도 주소 하나만 잘못 입력해도 자금을 찾기 어려운데, 앞으로 소액 거래까지 검증 절차가 빽빽해지면 거래소 승인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오작동에 따른 이용자 불만이 폭주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행령이 공포되고 본격 적용되면 소액이라도 코인을 이체할 때 이전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될 겁니다. 따라서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자주 활용하시는 분들이라면,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본인 명의 계정의 영문 이름과 생년월일이 국내 거래소 정보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미리 점검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출금이 막혔을 때 무엇부터 확인하면 됩니까?

제도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출금 버튼을 눌렀는데 막혔을 때 볼 곳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2026년 8월 기준 업비트 고객센터 안내를 바탕으로 했고, 거래소마다 화면과 용어가 조금씩 다릅니다.

보내는 곳이 어디냐부터 갈립니다

  • 트래블룰 연동 거래소로 보낼 때: 거래소를 고르고 받는 사람 이름을 넣습니다. 그 거래소에 등록된 수취인 정보와 일치해야 나갑니다
  • 계정주 확인 연동 거래소로 보낼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 확인되면 나갑니다
  • 본인 개인지갑으로 보낼 때: 거래소에 미리 등록해 둔 지갑으로만 나갑니다

개인지갑도 아무거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업비트 기준으로 메타마스크, 카이아, 팬텀, 폴카닷, 케플러를 지원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메타마스크는 PC와 모바일 앱에서 등록되고 나머지는 PC에서만 등록됩니다. 지갑을 옮겨 둘 생각이시라면 이 목록부터 확인해 보시는 게 순서입니다. 지갑을 먼저 만들어 놓고 등록이 안 된다는 걸 나중에 알면 허탈합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이름 표기가 어긋나서 막히는 경우가 흔하다는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봤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까지 엄격하게 대조하는지, 띄어쓰기나 영문 표기 차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거래소가 공개하지 않아 저도 정확히 모릅니다. 막혔을 때는 짐작으로 여러 번 시도하기보다 고객센터에 한 번 물어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시도를 반복하다가 이상거래로 잡히면 일이 더 커집니다.

6. 거래소 문턱이 높아지는 것은 이용자에게 무슨 뜻입니까?

이번 개정에는 거래소 자체를 걸러 내는 조항도 들어갔습니다. 신고를 받아 주지 않는 요건이 구체적으로 적혔습니다.

  •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것
  • 최근 3년간 채무불이행 등으로 신용질서를 해친 사실이 없을 것
  • 대주주 범위 확대: 대표이사나 이사의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그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까지 심사 대상
  • 대주주와 대표자, 임원이 자금세탁이나 금융 관련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받은 이력이 없을 것

다만 이미 영업 중인 사업자에게는 부채비율과 조직·인력·전산설비 요건을 1년간 유예해 준다고 합니다. 설계도는 다 그려 놓고 입주는 내년에 하시라는 식입니다.

짚고 넘어갈 점

문턱이 높아지면 부실한 곳이 걸러집니다. 동시에 남는 곳도 줄어듭니다. 이용자 처지에서는 안전과 선택지를 맞바꾸는 셈입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규제가 강해지면 곧 이용자에게 좋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경쟁이 줄면 수수료와 서비스도 따라 굳는 법입니다.

7. 불편이 늘어난 만큼 안전해졌는지는 좀 더 봐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판의 기술적 세부를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위험 해외 거래소를 어떤 잣대로 가려낼지, 의심거래 관리체계라는 것이 실제 화면에서 무엇으로 나타날지는 아직 그림이 잡히지 않습니다. 시행되고 나서 거래소 공지가 몇 번 오가야 윤곽이 보일 겁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규제가 늘어난다고 사기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기록이 남는 길이 좁아지면 기록이 안 남는 길로 사람을 끌어내려는 쪽이 나타납니다. 개인 지갑으로 보내 드리겠다, 해외 거래소로 우회하면 된다는 말이 앞으로 더 자주 들릴 겁니다. 제도가 촘촘해질수록 그 바깥에서 손짓하는 쪽을 더 의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고자료

※ 이 글은 2026년 8월에 공개된 기사와 거래소 안내문을 읽고 정리한 개인 기록입니다. 제도는 시행 과정에서 세부가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로 출금하시기 전에는 이용 중인 거래소 공지를 한 번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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