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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이 빠졌다"는 기사 제목을 보고 한참을 다시 읽었습니다. 세 번이나 미뤄준 조항인데 이번에는 목록에 없다는 겁니다. 그동안 코인 세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어차피 또 미뤄지겠지' 하고 넘겨온 사람이 저만은 아닐 겁니다.

찾아보니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재정경제부가 8월 3일 확정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유예안이 아예 빠졌고,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오늘은 세금이 얼마나 붙는지, 안 팔아도 세금이 나오는 경우는 뭔지, 지금 챙겨둘 게 무엇인지 확인된 내용만 골라 정리해 드립니다.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코인 세금 계산 구조와 22% 세율 적용 순서

1. 이번에도 또 미뤄지는 것 아닐까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거를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 유예 이력: 2022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과세가 확정됐지만, 인프라가 덜 갖춰졌다는 이유로 2023년, 2025년, 2027년 시행으로 세 차례 미뤄졌습니다
  • 이번에 달라진 점: 정부 세제개편안에 유예 조항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손을 놓으면 현행법대로 굴러갑니다
  • 명분도 약해졌습니다: 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카프) 협정에 따라 2027년부터 일본·독일·프랑스 등 48개국 국세청의 해외 거래 데이터가 확보됩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도 예정대로 시행하되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확정은 아닙니다. 국회 논의에서 '1년 더 유예'로 뒤집힐 여지가 남아 있고,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의 형평성을 들어 전면 폐지 법안을 발의해 둔 상태입니다. "무조건 시행된다"고 단정하는 글도 그래서 좀 성급해 보입니다.

2. 코인 세금 22%, 실제로 얼마나 나올까요

계산 구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 소득 분류: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분리과세합니다. 근로소득에 얹어서 세율이 올라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 세율: 기타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2% = 합계 22%
  • 기본공제: 연 250만 원
  • 계산식: (한 해 총수익 − 취득가액·수수료 등 필요경비 − 250만 원) × 22%

1년 동안 코인을 사고팔아 순이익 1,000만 원이 났다면 250만 원을 뺀 750만 원에 22%, 165만 원입니다. 차익이 500만 원이면 55만 원이고요.

여러 코인을 거래했다면 그해 이익과 손실을 합쳐서 계산합니다. A코인에서 500만 원 벌고 B코인에서 400만 원 잃었다면 소득은 100만 원, 공제선 아래라 세금은 없습니다.

2027년에 생긴 소득은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처음 신고·납부합니다. 거래소가 알아서 떼가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신고하는 구조입니다. 이 대목이 저는 제일 걸립니다. 주식은 증권사가 원천징수해 주는 데 익숙한 세대인데 말이지요.

짚고 넘어갈 점

세금에서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금액이 아니라 '증빙 찾는 시간'입니다. 연말정산만 해도 서류 한 장이 없어서 며칠을 헤매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코인은 기록이 거래소, 개인 지갑, 해외 사이트로 흩어져 있습니다. 그걸 2028년 5월에 몰아서 찾겠다는 계획은 대체로 실패합니다.

3. 안 팔았는데 세금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인을 팔지 않아도 세금이 붙는 경우와 안 붙는 경우

여기가 헷갈리기 쉬운 대목입니다.

  • 안 붙는 경우: 가격이 올랐어도 보유만 하고 있다면 평가이익에는 과세하지 않습니다. 화면에 찍힌 수익률은 세금과 무관합니다
  • 붙는 경우: 원화로 바꾸지 않았어도 다른 코인으로 교환하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이나 테더로 바꾸는 것도 이익을 확정한 거래로 봅니다
  • 대여 소득: 코인을 빌려주고 받은 대가도 소득에 들어갑니다

코인끼리 교환한 소득은 비트코인·이더리움·테더처럼 기준이 되는 '기축가상자산'의 가액에 거래 비율을 적용해 계산합니다. 비트코인으로 이더리움을 샀다면 그 시점 비트코인의 원화 환산 가액이 기준입니다. 테더처럼 외국 통화에 연동된 코인은 기준환율이나 재정환율을 적용합니다.

이 부분은 저도 아직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 못 하겠습니다. 원화로 인출한 적도 없는데 소득이 잡힌다는 게 감각적으로 잘 안 붙습니다.

2027년 전부터 갖고 있던 코인은 어떻게 되나

장기 보유자에게는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의제취득가액'이라는 장치가 있습니다. 2027년 1월 1일 이전부터 보유한 코인의 취득가액은 실제 매입가와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 가운데 더 높은 금액으로 인정합니다.

  • 200만 원에 산 코인이 2026년 말 1,000만 원이 됐다면 취득가액을 1,000만 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그 사이 오른 800만 원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과세 시행 전에 생긴 상승분까지 소급해 걷지는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이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취득가액은 총평균법 하나로 계산합니다

이 대목은 글을 정리하다가 국세청 안내문을 직접 열어보고 고친 부분입니다.

  • 거주자별로 총평균법을 적용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에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 거래소 안이냐 밖이냐로 나누지 않습니다. 같은 코인은 전체를 묶어 평균 단가를 냅니다

한동안 '국내 거래소는 이동평균법, 개인 지갑이나 해외는 선입선출법'이라는 설명이 여기저기 돌았습니다. 초기 논의 단계에서 나온 안이었고, 지금 시행령은 총평균법 하나로 정리돼 있습니다. 오래된 글을 보고 계산하면 숫자가 어긋납니다. 저도 그 설명을 그대로 옮겨 적을 뻔했습니다.

채굴, 스테이킹 보상, 에어드랍, 디파이 거래는 취득 시점과 시가를 잡기가 까다롭습니다. 국세청은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 양도가액의 일정 비율, 최대 50%까지를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의제 규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경우를 '확인이 곤란한' 것으로 볼지, 비율을 몇 퍼센트로 정할지는 대통령령으로 미뤄져 있습니다. 세부 기준이 아직 없다는 뜻입니다. 인프라가 다 갖춰졌다는 설명과는 잘 안 맞아 보입니다.

4.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 쓰면 안 걸린다던데요

인터넷 커뮤니티와 단톡방에 이런 얘기가 돕니다. 해외 거래소, 개인 지갑, 탈중앙화 거래소를 거치면 추적이 어렵다는 겁니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국세청이 상속·증여세 탈루 차단 과정에서 블록체인 추적 기술을 상당 수준 고도화해 뒀다며, 정상적인 신고 절차를 밟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CARF로 48개국 데이터까지 들어옵니다.

황 교수는 해킹을 막기 위한 '자기 보관'과 '세금 회피'는 엄격히 구분돼야 하며, 회피 목적으로 개인 지갑을 쓰면 나중에 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해외 거래소는 국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짚고 넘어갈 점

"안 걸린다"는 말이 도는 곳을 보면 대개 출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틀렸을 때 대가를 치르는 쪽이 정해져 있습니다. 조언한 사람이 아니라 신고서에 이름을 적은 사람입니다. 세금 정보만큼은 국세청 안내문 원문을 한 번 열어보는 게 빠릅니다.

5. 지금부터 해 둘 것 세 가지

거창한 절세 기법 말고, 나중에 덜 고생하려고 하는 일들입니다.

가상자산 과세 대비해 지금 준비할 세 가지 항목

  1. 거래 내역 내려받아 보관하기 - 국내 거래소는 거래 내역을 CSV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분기에 한 번만 받아둬도 나중에 몰아서 헤맬 일이 줄어듭니다
  2. 지갑 목록 만들기 - 어느 지갑에 뭐가 있고 언제 어디로 왜 옮겼는지를 표로 정리해 둡니다. 엑셀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를 거친 거래는 본인이 취득 경위를 직접 소명해야 할 수 있습니다
  3. 취득 원가 증빙 챙기기 - 언제 얼마에 샀는지 뒷받침할 자료가 있어야 필요경비로 인정받습니다. 애매하면 세무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가장 확실한 건 국세청 안내를 직접 보는 것입니다. 블로그 글보다 원문이 정확합니다. 이 글도 예외가 아닙니다.

결국 기록을 남긴 사람이 덜 고생합니다

정리하면서 든 생각은, 이 제도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 준비 여부에 따라 고생이 크게 갈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거래를 몇 번 안 한 사람은 CSV 한 장이면 끝나지만, 여기저기 옮겨 다닌 사람은 자기가 언제 뭘 샀는지부터 찾아야 합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제일 막혔던 지점도 거기였습니다. 세율이나 공제액은 검색하면 나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그 거래를 어디서 했더라"는 검색으로 안 나옵니다. 그건 그때 남겨둔 사람만 압니다.

제도 시행까지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의 쓸모는 세법을 공부하는 데 있다기보다, 흩어진 기록을 한곳에 모아두는 데 있어 보입니다.


참고자료

※ 세율·공제액·의제취득가액·총평균법 부분은 국세청 안내 페이지 본문을 직접 열어 대조했습니다. 필요경비 의제 비율과 적용 기준은 아직 대통령령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확정된 수치로 적지 않았습니다.

※ 세법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발행 시점의 정보를 정리한 개인 기록이며 세무 상담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 소개 및 운영 원칙」을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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