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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이면서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는 없다.」 추석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낸 소비자경보 기사에서 이 문장을 읽고 한참 머물렀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라서요. 그런데 같은 날 경찰청이 내놓은 금융범죄 단속 결과에는 이 당연한 말을 비켜 간 코인 사건이 대표 사례로 올라 있었습니다. 「리플을 맡기면 매달 1.5~1.8% 이자를 준다」는 가짜 예치 사이트였습니다.
먼저 밝혀 두겠습니다. 저는 이런 예치 상품에 돈을 넣어 본 적도, 권유를 받아 본 적도 없습니다. 다만 2024년 12월 「시바이누가 뜬다」는 말 한마디에 코인을 시작해 마이너스 70퍼센트까지 가 본 사람으로서, 확실하다는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는 압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사건이 어떻게 굴러갔는지, 그리고 비슷한 광고를 만났을 때 넣기 전에 확인할 순서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월 1.8% 리플 예치 사기, 실제로 어떻게 굴러갔을까요
2026년 7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밝힌 내용을 순서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간판: 실제로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토큰 이름(FXRP)을 빌려 비슷한 주소의 예치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 홍보: 유튜브, 블로그, 위키백과에 「월 1.5~1.8% 수익」 정보를 퍼뜨렸습니다. 영상 속 「국내 대형 거래소 개발자」는 돈을 받고 출연한 대역 배우였습니다
- 송금 경로: 위키백과에 「해외 거래소를 통해서만 예치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를 거쳐 사기범의 지갑으로 리플을 보냈습니다
- 마무리: 돈이 모이자 사이트를 닫고 사라졌습니다. 받은 코인은 여러 코인으로 바꿔 여러 지갑에 흩었습니다
피해자는 71명, 빼앗긴 리플은 약 340만 개로 123억 원어치였습니다. 한 사람이 16억 원을 잃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체 범행 규모는 약 273억 원이고, 경찰이 그중 173억 원어치를 긴급 동결했습니다.
이 사기는 「검색해 보는 사람」을 노렸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홍보 채널입니다. 조심성 있는 사람은 돈을 넣기 전에 검색부터 해 봅니다. 위키백과를 열고, 블로그 후기를 찾고, 개발자 인터뷰 영상을 봅니다. 이 일당은 바로 그 확인 경로에 거짓 정보를 미리 깔아 두었습니다. 「해외 거래소를 거쳐야 한다」는 말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국내 거래소는 출금할 때 받는 사람을 확인하는 트래블룰을 적용합니다. 그 확인을 비켜 가려고 먼 길을 돌게 만든 것입니다. 트래블룰이 무엇이고 출금이 왜 막히는지는 코인 출금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2. 리플에는 원래 「스테이킹 이자」가 없습니다
스테이킹은 코인을 네트워크에 맡겨 두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기본 개념은 스테이킹 글에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코인에 이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범들이 이름을 빌린 바로 그 프로젝트, 플레어 네트워크의 공식 안내문에도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지분증명 방식 네트워크와 달리 XRP 자체로는 스테이킹 수익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리플로 이자를 받으려면 다른 사업이나 거래 전략을 한 번 더 거쳐야 하고, 거기에는 손실 위험이 따릅니다.
진짜 거래소 스테이킹 화면도 비교해 볼 만합니다. 업비트 고객센터의 스테이킹 안내에서 보상 금액은 「추정값」, 「참고용」이라는 말과 함께 나옵니다. 원금이나 보상을 보장한다는 문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오히려 확정 수익을 말하지 않습니다.
짚고 넘어갈 점
「매달 1.8%」에서 정말 따져야 할 것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매달 똑같이」라는 말입니다. 코인 값은 하루에도 크게 출렁이고, 네트워크 보상도 참여자 수에 따라 바뀝니다. 그런데 이자만 매달 일정하다면, 그 돈은 코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온다고 봐야 합니다.
3. 「월 1.8%」를 1년으로 바꾸면 보이는 것
광고는 거의 언제나 월 단위로 말합니다. 1.8%는 작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1년으로 바꿔 보면 다릅니다.
- 월 1.5%: 단순히 곱하면 연 18%, 이자에 이자가 붙으면 연 약 19.6%
- 월 1.8%: 단순히 곱하면 연 21.6%, 이자에 이자가 붙으면 연 약 23.9%
금감원이 이번 경보에서 꼽은 위험 신호가 「연 15% 이상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함께 내거는 것」이었습니다. 이 광고는 그 선을 넉넉히 넘습니다.
이자는 어디서 나올까요
금감원은 이런 곳의 돈이 도는 방식도 설명했습니다. 먼저 들어온 사람의 이자를 나중에 들어온 사람의 원금으로 줍니다. 그래서 처음 몇 달은 약속대로 돈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 경험이 믿음이 되고, 믿음이 지인 소개로 번집니다. 새 돈이 끊기면 운영자가 사라집니다. 이번 경보에 「자체 발행 코인이 거래소에 곧 상장된다」는 말로 투자자를 모으는 수법이 따로 적혀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직접 느껴본 현실적인 한계와 비판]
금감원이나 경찰에서 아무리 경보를 울려도 이런 피해가 반복되는 진짜 이유는 단순히 피해자들의 '탐욕' 때문만은 아닙니다.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온 초보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보니, 오히려 복잡한 용어나 해외 거래소를 돌게 만드는 정교한 과정 자체를 "원래 코인판이 전문적이라 그렇구나" 하고 긍정적인 신호로 착각하곤 합니다.
게다가 당국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 업체인지 확인하라'고 조언하지만, 정작 일반인이 FIU 명단 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조회해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제도권의 예방책이 현장의 복잡한 심리전과 초보자의 접근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셈입니다.
결국 "내가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구조로 남이 돈을 굴려준다는 건 100% 내 돈을 노리는 것"이라는 냉정한 대전제를 스스로 세우지 않으면, 어떤 화려한 기술명이나 대역 배우의 연기에도 또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4. 코인 예치 광고를 만났을 때 확인할 순서 다섯 가지
돈을 보내기 전에 이 다섯 가지를 차례로 봅니다. 하나라도 걸리면 거기서 멈춥니다.
1) 월 수익을 1년으로 바꿔 봅니다
연으로 15%를 넘는데 원금까지 보장한다면 더 볼 것이 없습니다. 금감원이 유사수신, 즉 허가 없이 원금을 약속하며 돈을 모으는 불법 영업으로 의심하라고 한 조합입니다.
2) 「해외 거래소를 거쳐 보내라」고 하면 멈춥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바로 받지 못하는 이유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정상적인 서비스라면 굳이 길을 돌 까닭이 없습니다.
3) 운영하는 곳이 신고된 사업자인지 봅니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 신고 명단에 있어야 합니다. 명단 보는 법은 가짜 거래소 앱 구별법 글에 적었습니다.
4) 영상과 위키백과는 증거로 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의 개발자는 배우였고, 위키백과 문서는 사기범이 직접 썼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은 확인 자료가 되지 못합니다. 위키백과는 누구나 고칠 수 있는 사전이라, 문서 위쪽의 「역사 보기」를 누르면 누가 언제 어떤 문장을 넣었는지 나옵니다. 수익률 문장이 최근에 새로 들어갔다면 그것만으로도 멈출 이유가 됩니다. 사기 코인의 공통 신호는 스캠 코인 구별법 글에 모아 두었습니다.
5) 가족이나 지인이 권해도 구조부터 묻습니다
금감원은 이런 상품이 주로 가족과 지인을 거쳐 퍼진다고 했습니다. 권한 사람을 의심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도 속았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상하면 경찰 112나 금감원 1332에 먼저 물어봅니다.

이자는 코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173억 원이 동결됐다는 소식은 다행입니다. 다만 이 돈이 71명에게 언제, 얼마나 돌아갈지는 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해외로 흩어진 나머지 100억 원 가까운 돈은 아직 추적 중이라고 합니다.
시바이누를 샀을 때 저는 「오른다」는 말을 믿었고,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매달 준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말은 달라도 같은 질문을 건너뛰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돈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광고라면, 제가 받는 이자는 다음 사람의 원금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다음 사람이 끊기는 날, 저는 마지막 사람이 됩니다.
참고자료
- 파이낸셜뉴스, 「가짜 코인투자 유인·봉사단체 사칭까지…금융범죄·사이버사기 2만6782명 검거」, 2026-09-21 · fnnews.com
- 머니투데이, 「"원금 보장, 15% 수익 난대" 친구 믿고 갔는데...'다단계'였다」, 2026-09-21 · mt.co.kr
- 파이낸셜뉴스, 「"월 1.8% 이자" 미끼 던지고 대역 배우까지 투입…123억 뜯은 사기단 덜미」, 2026-07-30 · fnnews.com
- 헤럴드경제, 「16억 코인지갑 감쪽 같이 사라졌다…"매월 고정이자 보장" FXRP 투자사기, 123억 뜯은 피의자 3명 검거」, 2026-07-30 · biz.heraldcorp.com
- 업비트 고객센터, 「스테이킹 서비스 알아보기」 · support.upbit.com
- Flare Network, 「A guide to XRP yield」, 2025-10-15 · flare.network
※ 이 글은 경찰·금융감독원 발표를 다룬 기사와 공식 안내를 읽고 정리한 개인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2026년 9월 기준입니다. 자세한 안내는 「블로그 소개 및 운영 원칙」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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