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0월 3일, 업비트·빗썸·코인원이 블라스트(BLAST)라는 코인을 한꺼번에 유의종목으로 묶고 입금을 막았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재단이 네트워크 운영을 접겠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값이 약 41% 빠졌다고 합니다. 기사를 읽다가 작년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상장폐지된 코인을 들고 있다가 뒤늦게 해외 거래소로 옮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공지를 못 봤습니다. 거래가 끝난 뒤에야 알았고, 인터넷을 뒤져 방법을 찾았고, 처음 가입한 해외 거래소로 코인을 옮겼습니다. 거기서 팔고 다시 국내 거래소로 들여오기까지 7일쯤 걸렸고, 수수료로 20%쯤 나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 그리고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면 언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코인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1. 상장폐지 공지, 저는 거래가 끝난 뒤에야 알았습니다
내 경험담
업비트에서 들고 있던 코인 하나가 상장폐지됐습니다. 공지가 올라온 것을 저는 보지 못했고, 그냥 계속 들고 있었습니다. 거래소 공지를 휴대폰 알림으로 받도록 켜 두지 않았던 것이 제 실수였습니다. 알았을 때는 이미 거래지원이 끝난 뒤였습니다. 팔 수가 없으니 인터넷에서 「상장폐지 코인 옮기는 법」을 찾아봤고, 해외 큰 거래소에는 그 코인이 아직 거래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바이낸스 가입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출금은 아직 열려 있었다는 점입니다. 거래지원이 끝나도 바로 코인이 묶이는 것은 아닙니다. 업비트 고객센터 안내를 보면, 거래지원이 끝난 코인은 공지에 적힌 출금 가능 기간에만 다른 거래소나 개인 지갑으로 뺄 수 있습니다. 평가 금액은 화면에서 사라지고 수량만 남습니다.
이 기간이 생각보다 짧습니다. 9월 18일 거래지원 종료가 발표된 아이콘(ICX)을 보면 일정이 이렇습니다.
- 유의종목 지정: 8월 28일
- 거래지원 종료: 10월 19일 오후 3시
- 출금 가능: 11월 18일까지
거래가 끝나고 한 달 남짓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어떻게 되는지는 고객센터 안내에 따로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2020년 기사에는 출금 기간 30일을 놓친 이용자에게 업비트가 「기술적 문제로 출금이 불가능하며, 사실상 구제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제가 공지를 못 본 채 몇 주를 더 흘려보냈다면 그 코인은 숫자로만 남았을 겁니다.
남의 일도 아닙니다. 금융당국이 10월 1일 낸 실태조사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는 108건으로, 직전 반기보다 64% 늘었습니다.
2. 해외 거래소로 옮기고, 팔고, 다시 들여오기까지 7일
어디서 막혔던 것은 아닙니다. 업비트에서 해외 거래소로 옮기고, 거기서 팔고, 그 돈을 다시 국내 거래소 계좌로 들여오는 데까지 7일쯤 걸렸습니다. 한 번 보내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세 번을 거치는 일이라 그렇습니다. 처음 해 보는 일이었고, 옮기기 전에는 대체로 이런 것을 확인합니다.
- 받을 곳 찾기: 그 코인을 아직 거래하는 해외 거래소가 있는지부터 봅니다. 없으면 옮겨도 팔 곳이 없습니다
- 가입과 본인인증: 해외 거래소도 신분증 확인을 거칩니다. 처음 가입하면 이 단계에서 시간이 듭니다
- 네트워크 맞추기: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네트워크가 같아야 합니다. 다르면 코인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 출금 화면 확인: 트래블룰 때문에 업비트 출금 화면에서 받는 거래소를 고르게 되어 있습니다. 원하는 곳이 목록에 있는지 먼저 봅니다. 해외 거래소로 가는 길은 앞으로 거래소의 위험도에 따라 더 좁아질 예정이라, 자세한 내용은 출금이 막힐 때 확인할 것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바이낸스는 우리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하지 않은 거래소입니다
바이낸스가 어떤 곳인지는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찾아봤습니다. 구글은 올해 1월 28일부터 국내 법을 지키지 않는 해외 거래소 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막기로 했고, 그 명단에 바이낸스가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 월 이용자가 22만 명이었다고 합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미신고 거래소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위험, 자금세탁 방지 관리의 공백을 우려했습니다.
짚고 넘어갈 점
제가 바이낸스를 쓴 것은 그 코인을 받아 주는 큰 곳이 거기였기 때문이지, 안전하다고 확인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미신고 거래소는 사고가 나도 국내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그 차이는 비트겟 해킹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해외 거래소로 옮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옮길 수밖에 없는 처지까지 가지 않는 쪽이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3. 수수료 20%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제 경우 업비트에서 해외 거래소로 옮길 때는 수수료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많이 나간 것은 그다음, 해외 거래소에서 코인을 팔고 그 돈을 국내 거래소 계좌로 되돌리는 쪽이었습니다. 다 합쳐 20%쯤 된 것 같습니다. 단계별로 얼마씩이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비용이 붙는 자리는 이렇습니다.
- 해외에서 팔 때: 해외 거래소에서는 원화가 아니라 달러나 테더 같은 코인으로 값이 매겨집니다. 팔 때 거래 수수료가 붙습니다
- 해외에서 내보낼 때: 판 돈을 국내 거래소로 보내려면 해외 거래소의 출금 수수료를 냅니다
- 국내에서 원화로 바꿀 때: 들여온 코인을 원화로 바꾸면서 거래 수수료가 한 번 더 붙습니다
- 팔리는 값: 거래하는 곳이 줄어든 코인은 사고파는 사람도 적어, 원하는 값에 팔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갈 때는 한 번이었지만 올 때는 여러 번이었습니다. 거래가 끝나기 전에 업비트에서 정리했다면 원화로 바로 팔았을 테니 거래 수수료 한 번으로 끝났을 겁니다. 수수료 자체는 국내 거래소 수수료 비교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참고로 해외 거래소에 둔 자산이 월말 중 하루라도 5억 원을 넘으면 다음 해 6월에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이 됩니다. 가상자산도 포함입니다. 저와는 거리가 먼 금액이지만, 큰돈을 옮기는 분은 알아두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3-1. 해외 거래소로 옮긴다고 다 살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현실적인 한계점)
인터넷이나 블로그 글을 보면 상폐 코인을 해외로 옮기면 마치 손실을 다 복구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겪어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 남은 코인 가치보다 전송 수수료가 더 큽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될 정도면 이미 가격이 폭락한 상태입니다. 몇만 원 남지도 않은 코인을 옮기겠다고 네트워크 가스비를 내고 나면, 막상 해외 거래소에 도착했을 때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 해외 거래소의 호가창 유동성 문제: 해외에 상장되어 있다고 해서 거래가 원활한 게 아닙니다. 매수 주문이 거의 없어서 내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고, 결국 시장가로 던지면서 20~30% 이상의 추가 슬리피지(체결 오차 손실)를 보게 됩니다.
- KYC 인증 및 트래블룰 락업 위험: 평소 안 쓰던 해외 거래소에 갑자기 가입하면 신원인증(KYC)이나 보안 유예 기간 때문에 며칠간 출금이 묶이거나, 국내 거래소로 복귀할 때 트래블룰 조건이 안 맞아 자금이 지갑에 갇히는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결국 잔액이 너무 소액이거나 거래량이 바닥인 코인이라면, 괜히 해외 거래소로 옮기며 고생하기보다는 국내 거래지원이 끝나기 전에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오는 것이 통장 잔고와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습니다.
4. 상장폐지 공지, 거래가 끝나기 전에 보는 법
이 일을 겪고 나서 제가 정한 원칙은 하나입니다. 공지는 거래가 끝나기 전에 본다. 그러려면 공지가 저를 찾아오게 해 둬야 합니다. 상장폐지는 대개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유의종목 지정이라는 경고 단계가 먼저 있고, 아이콘은 지정부터 거래 종료까지 50일 넘게 걸렸습니다. 블라스트도 10월 중순에 지정 연장, 해제, 거래지원 종료 가운데 하나로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1) 공지를 휴대폰 알림으로 받습니다. 쓰는 거래소 앱의 알림 설정에서 공지 알림을 켜 둡니다. 메뉴 위치는 앱 버전마다 달라 여기 적지 않겠습니다. 업비트는 유의종목이 되면 코인 이름 옆에 「유」 표시가 붙으니, 앱을 열 때 그 표시도 함께 봅니다
2) 유의종목이 되면 날짜를 적습니다. 공지에서 거래 종료 시각과 출금 기한을 찾아 달력에 옮겨 적습니다. 유의종목이 무엇인지는 코인 상장폐지 대응 방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3) 거래가 끝나기 전에 정합니다. 국내에서 정리할지, 다른 곳으로 옮길지를 거래 종료 전에 정해 둡니다. 거래가 끝난 뒤에 고를 수 있는 길은 훨씬 좁고 비쌉니다
4) 출금 기한은 넘기지 않습니다. 옮기기로 했다면 기한보다 넉넉히 앞서 시작합니다. 처음이었던 저는 옮기고 팔고 되돌리기까지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상장폐지보다 비쌌던 것은 공지를 못 본 시간이었습니다
상장폐지 자체는 제가 막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거래소가 정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공지를 못 본 것은 제 몫이었습니다. 휴대폰 알림 하나를 켜 두지 않은 탓에 국내에서 정리할 기회를 놓쳤고, 처음 보는 해외 거래소에 가입했고, 일주일과 20%를 썼습니다.
제가 확인하지 못한 것도 적어 둡니다. 지금도 업비트에서 바이낸스로 출금이 되는지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해외 거래소마다 그 코인을 받아 주는지도 그때그때 다릅니다. 그래서 들고 있는 코인 이름이 공지 목록에 보이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날짜부터 확인합니다.
참고자료
- IT Times, 「블라스트(BLAST) 운영 종료…업비트·빗썸·코인원 거래유의종목 지정」, 2026-10-03 · ittimes.com
- 이코노미블록, 「업비트, 아이콘(ICX) 코인 거래지원 종료」, 2026-09-18 · economybloc.com
- 디지털애셋, 「금융당국 "2026년 상반기 해외거래소·개인지갑 출금 51.7조...6개월새 43% 감소"」, 2026-10-01 · digitalasset.works
- 업비트 고객센터, 「거래 지원 종료 디지털 자산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support.upbit.com
- 업비트 고객센터, 「디지털 자산 이름 옆에 '유'는 무슨 표시인가요?」 · support.upbit.com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업비트 거래 지원 중단 이유로 10개월째 암호화폐 출금 막아...'방법 없어'」, 2020-06-23 · consumernews.co.kr
- 다음뉴스, 「구글, 22만 쓰던 바이낸스 앱 차단…해외 거래소 접근 '문턱' 높아져」, 2026-01-17 · v.daum.net
- 이투데이, 「해외계좌 5억원 넘으면 신고해야…해외신탁도 올해부터 포함」, 2026-06-04 · etoday.co.kr
※ 이 글은 직접 겪은 일과 거래소·금융당국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쓴 개인 기록입니다. 특정 거래소의 이용이나 코인의 매매를 권하는 글이 아니며, 내용은 2026년 10월 4일 기준입니다. 자세한 안내는 「블로그 소개 및 운영 원칙」을 참고해 주세요.
'거래소·입출금·지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비트겟 해킹 출금중단 사태 분석: 해외거래소 보호기금의 한계와 투자자 유의사항 (0) | 2026.09.27 |
|---|---|
| 코인 지갑 승인 취소 방법 - 연결만 끊으면 안 되는 이유와 확인 순서 (0) | 2026.09.05 |
| 코인 거래소 사고 보상 기준 - 거래소마다 다른 이유와 확인할 것 (0) | 2026.08.29 |
| 콜드월렛도 털렸다? 하드웨어 지갑 해킹 사태와 비트코인 보안 점검 (0) | 2026.08.22 |
| 코인 상장폐지 대응 방법 - 유의종목 지정부터 출금 기한까지 (0) | 2026.08.16 |
- Total
- Today
- Yesterday
- 비트코인
- 코인보안
- 트래블룰
- 하드웨어지갑
- 코인투자
- 업비트
- 가상자산과세
- 레이어2
- 가상자산규제
- 디지털자산기본법
- 비트코인전망
- 코인사기
- 알트코인
- 코인세금
- 코인초보
- 코인토큰차이
- 블록체인
- 조각투자
- 토큰증권
- 재테크
- 부동산조각투자
- 암호화폐
- 러그풀
- 메타마스크
- 밈코인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 스테이블코인
- 가상화폐
- 비트코인반감기
- 유의종목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
| 4 | 5 | 6 | 7 | 8 | 9 | 10 |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